episode 5 - 빙의
한때는 영화광이었다.
시간만 나면 뭐든 틀었고, 영화관도 자주 갔다
왜 그랬는진 나도 잘 모르겠다.
바쁘기도 했고, 집중해서 한 가지에 오래 머무는 게 점점 불편해졌다.
뭐 하나 보면 중간에 휴대폰 만지게 되고,
자꾸 딴생각 나고, 음악도 틀고, 메시지도 보고…
요즘 젠지처럼 나도 멀티태스킹형 인간이 돼버린 것 같다.

그런 내가,
며칠 전 넷플릭스를 켜고
<악마와의 토크쇼(Late night with the Devil>를 봤다.
처음엔 ‘악마’라는 단어가 끌렸고,
평소 샤머니즘, 영매, 정령 세계 같은 데 관심이 많다 보니
그냥 한번 틀어봤다.
근데 이거… 장난 아니다.
진짜 1970년대 미국 심야 토크쇼를 복원해서 보여주는 줄 알았다.
그 정도로 화면, 연출, 분위기, 말투, 심지어 관객 리액션까지
너무 진짜 같았다.

알고 보니 이 영화,
‘페이크 다큐(Faux Documentary)’ 기법을 쓴 거였다.
실제 방송처럼 찍어서,
정말 있었던 일을 복원한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.
카메라 각도, 화면 잡음, 배우들의 대사 톤까지
진짜 그 시대 방송이랑 똑같다.
게다가 내용도 꽤 강렬하다.
악마, 빙의, 영매, 초자연적 존재들과의 대화…
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샤먼 세계관하고 맞닿아 있어서
더 몰입이 됐다.
처음, 중반, 결말까지 초집중상태로
멈추지 않고 끝까지 봤다.
근래 봤던 영화 중 기억에 남아
이렇게 글을 올린다.
Oh... Jack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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