누가 그런 질문을 던졌다.
남들 눈치나 사회적 기대 같은 거 다 빼고, 진짜 네가 좋아하는 게 뭐냐고.
그리고 그걸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.
아직 시작하진 않았지만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 분야.
그걸로 밥벌이도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뭔가.
그 말이 머릿속에 박힌 이후로 진심 하루도 안 쉬고 생각했다.
근데 아무것도 안 떠올랐다.
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,
뭘 잘하는 지도 모르겠다.
그냥 익숙하다는 이유로 해왔던 일은 이제
도저히 붙들고 싶지 않고,
그렇다고 아무 기반도 없이 ‘내 거’를 하자니
도대체 그게 뭔지 감조차 안 온다.
그래서 요즘은 내 머릿속을 억지로라도 뒤적이고 있다.
과거를 뒤지고, 감정을 뜯어보고,
내가 어릴 적 뭘 오래 했는지, 뭘 피했는지
자꾸 되묻게 된다.
살면서 계속 미뤄온 질문인데, 이제는 못 피하겠다.
내가 뭘 잘하는지, 뭐에 꽂히는지,
그걸 모르는 상태로는 아무것도 못 하겠으니까.
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내가 부끄럽진 않은데
답이 안 나오는 건 점점 나를 갉아먹는다.
가만히 멈춰 있는 시간이 쌓일수록
불안과 조급함이 조용히 스며든다.
사람들 속에 있으면 잠깐 잊히지만,
혼자만의 시간에는 다시 그 질문이 돌아온다.
요즘은 모든 게 비교의 대상이 된다.
친구가 뭔가에 열중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감정보다
나는 왜 아직도 헤매고 있지, 그 생각이 먼저 든다.
부럽고, 초라하고, 괜히 체념하게 된다.
그래도 이 고민이 어디서 왔는지는 안다.
남들처럼 살기 싫고, 나한테 맞는 걸 찾고 싶다는 욕심.
그 마음 하나로 겨우 버틴다.
아직 답은 없다.
여전히 나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.
다만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건, 그 질문 자체다.
유의미한지는 모르겠다.
그래도 생각은 계속된다.
아직은 그 정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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