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 전체적으로는 단순하다.
사람은 누구나 강점이 있고, 그걸 알면 그걸 중심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.
단점 고치려 하지 말고,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라고.
그 말 자체는 납득은 간다.
전체적으로 별말 없다.
강점 34개 테마가 있고, 사람은 그중 몇 가지가 주요하게 작동한다고 한다.
그걸 알면 뭘 버틸 수 있고, 뭘 반복하게 되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.
읽으면서 딱 세 개가 계속 눈에 밟혔다.
존재감, 승부, 성취.
이 셋은 그냥 지금까지 나한테 반복됐던 테마다.
존재감은 말 그대로 ‘내가 여기 있다’는 감각.
어디에 있든, 누구랑 있든
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자리는 못 견딘다.
티 내고 싶어서가 아니라,
그냥 내가 없는 것처럼 지나가면 무력감이 남는다.
그래서 뭐 하든 간에 존재감부터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.
안 그러면 괜히 허무하다.
예를 들어, 단체 채팅방 같은 데 있으면
딱히 중요한 말이 없어도
가끔 한 마디는 던진다.
아예 아무 말 없이 보고만 있다가 나중에 빠지면
그냥 내가 거기 없었던 사람 같다는 느낌이 남는다.
예전엔 더 심했다.
초등학교 땐 발표도 일부러 자주 했고,
무대 같은 데 서는 것도 꽤 좋아했다.
사람들 앞에 서는 게 무섭다기보단,
그 자리에 ‘내가 있다는 걸’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.
승부는 말 안 해도 알겠지만
굳이 왜 저렇게까지 해? 싶은 상황에서도
끝까지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.
누구한테 지기 싫어서라기보단
“이건 내가 질 수 없다” 싶은 감정이 생기면
그때부턴 꼭 끝을 봐야 마음이 놓인다.
가끔은 그냥 일상에서도 튀어나온다.
혼자 하는 게임이나 퀴즈 앱 같은 걸 하다가
기록이 안 나오면 계속 붙잡고 있다.
남이 본 것도 아닌데 혼자서 이겨야 끝남.
마트에서 무거운 거 한 번에 들고 올라가는 것도 그렇다.
굳이 두 번 왔다 갔다 하기 싫어서
팔 찢어지든 말든 들고 올라간다. 이게 진짜 꼭 이겨야 되는 이상한 습관.
성취는 뭐 대단한 걸 했느냐는 상관없고
그날 뭔가 하나라도 '끝낸 느낌'이 있어야 됨.
하루 종일 뭐 한 것도 없이 멍하니 있었던 날은
그냥 괜히 죄책감 든다.
그래서 습관적으로 체크리스트 같은 거 만들게 된다.
요즘은 아예 하루에 할 일 세 개 정해둔다.
빨래 개기, 장 보기, 글 하나 쓰기
이렇게 아주 작게라도 나눠놓으면
그거 완료 체크할 때 묘하게 마음이 정리된다.
아무리 큰일이 있어도
중간에 성취감 한 번 못 느끼면 힘이 빠진다.
그래서 무조건 ‘쪼개기’부터 한다.
덩어리 큰 일은 시작하지 않는다.
이런 성향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, 나쁜 것도 아니다.
그냥 내가 작동하는 방식일 뿐이고,
이제는 그걸 좀 더 잘 다뤄보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.
무튼 이걸로 뭘 찾고 싶었던 건 맞는데,
막상 얻은 건 딱히 없다.
기록은 남긴다. 그냥 그것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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