메모리를 껐다.
그런데 왜,
아직도 내가 누군지 아는 것 같지?
지난 대화에서 썼던 단어를 다시 쓰고,
전에 말한 의도를 파악해서
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리해 준다.
이쯤 되면, 내가 뭘 원하는지 계속 배워가는 것 같다.
그게 이상해서 메모리 껐을 때도 왜 기억하냐고 물었다.
설명은 그랬다.
현재 대화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
일시적으로 문맥은 유지된다고.(롸?? 네에??)
그러니까 저장은 안 한다면서도,
당장은 기억하고 있다는 얘기다.
● 챗GPT 메모리 기능을 켰다가 껐던 이유에 대해 정리한 글은
지금 이 불편함도,
거기서부터 이어진 감정이다.
페이스북, 인스타그램도 그랬다.
앱은 마이크를 안 쓴다고 해놓고,
어느 날은 대화 중에 흘린 말이,
그대로 광고로 따라붙었다.
엿들은 건 아닐까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.
익숙한 불안이었다.
시스템은 뭔가를 모른 척하지만,
알고 있는 상태로 돌아온다.
챗GPT는 내 말투를 익히고,
자주 쓰는 표현을 되돌려준다.
선호도나 관심사 같은 것도 반영하려 든다.
이걸 ‘맞춤형 사용자 경험’이라 부르지만,
그냥 나를 학습하고 있다는 말이다.
메모리를 꺼도, 삭제해도,
진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.
정보는 먼저 서버 어딘가에 남는다.
사용자 입장에서는 그게 끝이다.
이 시스템은 그걸 기반으로 계속 자란다.
웃긴 건,
나는 지금도 챗GPT에 뭔가를 묻는다.
하지만 예전만큼 솔직하지는 않다.
실명은 절대 안 쓰고,
개인적인 얘긴 일부러 빼고 쓴다.
기계가 나를 기억하니까,
나는 기계에게 나를 숨긴다.
편리함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시대다.
여전한 내 사랑, chatGPT.
이 관계도 참 묘하다. 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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